1그때 모세와 이스라엘 자손이 이 노래를 여호와께 불렀다. “내가 여호와를 노래하겠다. 그분은 참으로 높고 영화로우시다. 말과 그 탄 사람을 바다에 던지셨다.
출애굽기 15장 1절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의 행렬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 행렬의 길이는 얼마나 되었을까요. 어마어마하게 길어, 선두에서는 후미가 보이지도 않을 만큼 길었을 것입니다. 서울 시내에 수만 명만 모여도 끝이 보이지 않는데, 선두에 있던 모세의 눈에 행렬의 끝이 보였겠습니까.
행렬의 끝을 묵상해 봅니다. 그 끝에는 찡찡거리는 아이들이 있었을 것이고, 연약한 아녀자와 무릎이 약한 노인들, 보행이 힘든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끝에 있는 사람들은 뒤에서 따라오는 이집트의 병거를 보았을 것입니다. 두렵고 떨려, 마치 꿈속에서 걷는 것처럼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제대로 걷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27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뻗자, 새벽이 되어 바다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집트 사람들이 바다 쪽으로 도망했고, 여호와께서 바다 한가운데서 이집트 사람들을 무너뜨리셨다. 28물이 되돌아와 병거와 기병을 덮었다. 이스라엘을 따라 바다로 들어온 바로의 모든 군대를 덮었다. 그들 가운데 하나도 남지 않았다.
출애굽기 14장 27-28절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전방의 홍해와 후방의 병거를 모두 해결하셨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성품을 압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약한 자를 향하시며, 가장 연약한 자에게로 향하십니다. 그런 하나님과 교제했던 모세 또한 하나님의 성품을 닮았을 것이고, 홍해가 갈라지는 순간에도 행렬의 후미에 있는 약자들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모세는 홍해를 붙잡고 선두의 백성들에게 “먼저 가라”고 말했을 것 같습니다. 후방의 연약한 이들이 계속 마음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갈라진 홍해 입구에서 손을 들고 서서, 맨 뒤의 연약한 백성들까지 모두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을 것이고, 그제야 기쁜 마음으로 백성의 뒤를 따라갔을 것입니다.
30“그분은 더 커지셔야 하고 나는 더 작아져야 한다.”
요한복음 3장 30절
백성에게 갈라진 홍해가 더 무서웠을까요. 아니면 뒤따라오는 병거가 더 두려웠을까요. 백성의 두려움은 병거였을 것입니다. 모세는 맨 뒤에 서서야 비로소 다가오는 병거의 진동을 온몸으로 느꼈을 것입니다.
다그닥거리는 말발굽 소리와 수레로 진동하는 땅을 느끼며, 보행이 힘든 약자들을 위로했을 것입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라.” 가장 뒤에서 함께 걷는 모세를 보며 약자들은 안심했을 것입니다. “모세가 우리 뒤에 있고, 하나님은 우리 앞에 계신다.”
모세는 앞서 행하는 분이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늘 드러내고 싶어 했을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높임을 받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지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늘 가장 뒤로 가고 싶었을 것이고, 가장 연약한 자와 동행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아버지의 마음이 있는 곳에 자신도 함께 있기를 원했을 것입니다.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은 결코 백성이 자신을 따르게 만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놀라운 기적들 속에서도 이것을 행하시는 분이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임을 알려주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오직 하나님만이 사랑스러운 백성을 인도하시는 분임을 모세는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모세는 가장 연약한 사람의 보폭에 맞추는 사람이었을 것이며, 예수님 이전의 사람으로서 모든 이를 속량할 수 없는 존재였기에 끝내 쇠하여져야 했을 것입니다.
모세는 또한 율법의 대명사입니다. 율법의 두려움과 무거운 짐을 상징하는 인물로서, 그는 요단강을 함께 건너지 못하고 뒤에 남겨지는 사명을 감당합니다. 이는 율법이 우리를 완전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주님께로 나아가게 하는 표적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처음부터 처음이 되셨던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예수님을 계획하시고, 마침이 되게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예수님은 우리의 행렬 맨 끝에서, 이집트 병거와 같은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셨고, 지금도 가장 연약한 자를 위로하고 계십니다. 그로 인해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담당할 만큼의 분량으로 서로를 권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보폭에는 담대함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성품과 예수님의 마음은 언제나 가장 연약한 사람과 출애굽 행렬의 맨 뒤를 향하고 있음을 묵상하며 기도합시다. 갈라진 홍해 앞에서 기뻐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뒤따르는 이들의 연약함을 마음에 품으며 맨 뒤에서 함께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공감하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3갇힌 사람들을 너희도 그들과 함께 갇힌 것처럼 기억하고, 학대받는 사람들을 너희도 같은 몸을 지닌 사람인 것처럼 기억하라.
히브리서 13장 3절
성탄절을 맞아 우리가 기쁘고 풍족할지라도, 눈물로 기도하며 모든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자신의 연약함을 슬퍼할 줄 아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약한 자의 보폭을 생각하며 겸손히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