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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집게손가락

하나님의 집게손가락

6손자들은 노인의 면류관이고 자녀에게는 아버지가 영광이다.

잠언 17장 6절

어떤 만남은, 만났어야 했었던 것처럼 알맞은 시기에 딱 맞추어 만납니다. 계획에 없었던, 예상할 수조차 없었던 만남으로 하나님은 우리에게 은혜를 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인연 중에, 그 무엇보다도 하나님이 점지해주신 우리 각자에게 닿으시는 하나님의 엄지와 검지가 있습니다.

어릴 때 엄마를 검지손가락, 아빠를 엄지손가락이라고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각자를 조심스럽게 집으시려고 부모님을 하나님이 골라주셨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우리가 부모님보다 훨씬 능력있게 되고, 강하고, 똑똑해진 것만 같아서, 어렸을 때만큼은 그런 하나님의 집게손가락의 웅장함을 부모님에게서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잠언의 저 구절은, 청년이 결혼을 하고 가장이 되어 아이를 가졌을 때에야, 그에게 노년의 부모가 높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손자는 노인의 면류관’ 뒤이어 ‘아비는 자식의 영화’ 라고 합니다. 중간에 접속사가 붙으므로 맥락을 해석하면, 노인이 손자를 왕관 삼았을 때, 그 손자의 아비인 자기 아들을 향하여 권위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어릴 때 부모님과 부대끼며 지낼 때에는, 모든 것이 당연한 듯 흘러가서 소중함을 몰랐었는데, 결혼 후 아이들을 낳고 나서 가끔씩 주님이 제게 주신 부모님을 반짝 반짝 보여주시는 신기한 섭리들을 겪었습니다.

동물원에 갔다가 지하철을 타는데, 셀 수 없이 지나가는 수많은 지하철, 심지어 그 지하철에도 셀 수 없는 칸들이 있는데 우리 가족이 서 있던 그 칸에 제 부모님이 타고 계셔서 우리 아이들이 예쁨을 받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또 제가 아이들을 크게 혼내고 스스로 상심하여 있을 때, 예고 없이 부모님이 집에 찾아오기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제 아들이 어느 교회공동체 아이들과 맞물려 등산을 갔는데, 저희 부모님이 같은 산에 등산하고 내려오는 길이 맞물려 혼자 보낸 아들을 집으로 데려가주셨습니다.

우리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것만이 우연이 아니라, 주님과 지내다 보면 주님은 우리에게 주셨었던 선물들을 때때로 반짝거리게 하십니다. 항상 그 자리에 있어서 익숙해지기만 했던 부모님의 모습을, 우리 아이들이 태어난 이후에 반짝 반짝 다시 조명하실 때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내게 주고 싶었던 사랑을 손자에게 주시는 것을 보면서, 나처럼 젊으셨었기에 서툴러서 내게 과격했던 모습에 대한 이해하는 마음이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주님에게서 멀어져, 세상욕심에 사무쳐 살아간다면 이런 아름다움을 조성하시는 순간 순간들을 다 놓치지 않겠습니까? 주님이 조성하시는 아름다움들이 없다면, 우리는 부모를 공경할 수도, 이웃을 사랑할 수도 없습니다. 주님이 주셨던 선물들을 바라보며, 주님이 주실 선물들을 기대하며 지내는 삶이 아니라면 우리는 쥐고 있는 것에 집착하고, 취하고자 하는 것에 과도히 매달릴 것입니다.

하나님이 손가락으로 여러분들을 위해 지으신 것들을, 여러분들에게 순간 순간 보이시려는 것들을 기대해보시길 바랍니다. 감사는 억지로 해야하는 어려운 순종이 아니라, 터져나오는 탄성입니다.

3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께서 제자리에 두신 달과 별을 제가 봅니다. 4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기억하시며, 인간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십니까?

시편 8편 3-4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