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내가 옛날 곧 지나간 세월을 생각하였사오며 6밤에 부른 노래를 내가 기억하여 내 심령으로, 내가 내 마음으로 간구하기를 7주께서 영원히 버리실까,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실까, 8그의 인자하심은 영원히 끝났는가, 그의 약속하심도 영구히 폐하였는가, 9하나님이 그가 베푸실 은혜를 잊으셨는가, 노하심으로 그가 베푸실 긍휼을 그치셨는가 하였나이다 (셀라)
시편 77편 5-9절
끔찍한 결핍이 느껴지고, 어떤 즐거움도 괴로움처럼 여겨지는 때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이 나를 버리셨는가 하는 근심이 생길 때가 있는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고 방도가 찾아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불러도 응답하실까, 정말 내 안에 계시는가 하는 의문이 올라오고, 어떤 사람의 아름다운 말로도 해소되지 않는 괴로운 이탈감입니다.
하나님과 떨어져 있는 듯한 마음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무슨 잘못 때문일까 하며 급박하여 다른 사람에게 갑자기 복음을 전해 보기도 합니다. 안 나가던 예배나 기도 모임에 나가 보기도 합니다. 혼자 끙끙 앓으며, 마치 곧 죽음을 앞둔 사람이 고독한 여운을 남기려는 마음을 먹은 듯이 다른 사람들에게 남은 친절을 애써 베풀어 보기도 합니다.
이때에 비로소 주님과 동행하는 삶이 내 능력으로 되는 일이 아님을 봅니다. 힘이 있어도, 삶의 모양이 평소와 같아도, 죽어 보진 않았지만 죽음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기어 들어가는 신음으로 주를 불러 보기도 합니다. 땅의 흙먼지를 보면 하나님이 저런 흙먼지로 나를 지으셨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생각이 하나님께 겸손으로 여겨질까 기대도 합니다.
하늘을 보고 땅을 보며 계속해서 하나님만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아버지의 침묵이나 그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시간들은, 나를 하나님께만 집중하도록 하심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아버지의 약속을 묵상해 봅니다. 머리로는 알아도 속이 답답합니다. 그러나 내가 기대하지 않은 때에 은밀히 찾아오셔서 나를 회복시키시는 주님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말씀을 통해 주께서 힘 주심으로 회복될 때에 생각하게 됩니다. 진실로 하나님께서는 침묵으로, 얼굴을 감추심으로, 우리가 받은 하나님의 사랑을 소중히 여기게 하시는 시간을 주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오히려 내게 이탈감과 두려움을 주시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보고 싶어 하시는 아버지의 애끓는 마음을 내가 느끼도록 하시는 것 같습니다.
호세아 11장 8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