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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인

지성인

2나는 다른 사람에게 비하면 짐승이라 내게는 사람의 총명이 있지 아니하니라 3나는 지혜를 배우지 못하였고 또 거룩하신 자를 아는 지식이 없거니와

잠언 30장 2-3절

그리스도인이 ‘현대의’ 지성인이기를 자처하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아굴의 잠언을 보면, 그는 사람다움과 지성을 오히려 부인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알고 있는 것이 힘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세상이 주는 모든 지성을 거부합니다.

우리가 지성인이 아니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무엇에 대한 지성인인가를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을 믿는 순간 우리는 세상을 향한 지성에서 돌이켜 하나님을 향한 지성으로 옮겨졌습니다. 믿음이 아니고서는 말씀의 지식을 이해하거나 체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우리의 지식을 분별하지 않은 채 사용합니다. 옳다 여기며 행하는 것이 실제로 성경이 말하는 믿음인지, 아니면 세상이 주입한 판단인지 계속 점검해야 합니다. ‘믿음’의 방향이 성경인지, 아니면 세상인지를 분별하는 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잠언 30장에서 아굴은 자신을 ‘짐승’이라 전제합니다. 지혜도 배우지 못했고 거룩한 것들에 대한 지식도 없다고 말하는 것은, 유대인으로서 율법도 잘 알지 못한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짐승 같은 자신도 알 수 있는 어떤 진리를 고백하고 있습니다.

저는 돌아보면, 하나님께 불순종하면서도 지성으로 움켜쥔 구원을 신뢰했던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고등학교만 나오셨고 학문을 깊이 하신 분은 아니었지만, 아버지가 제게 훈계하실 때 저는 그 안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더 명확히 들을 때가 많았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들을 때 우리는 철저히 자신의 부족함과 죄인됨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것이 예수님을 믿는 믿음의 본질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의 지성을 신뢰하여 스스로 하나님이 되려고 하기 때문에 부족함과 죄를 쉽게 인정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짐승과 같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마다, 그리고 그 앞에 설 때마다 자신이 짐승 같은 존재임을 고백할 때, 그분의 구원의 능력이 우리와 함께하심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의 지혜를 꺾을 수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항상 앞에 두어야 합니다. 말씀은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인정하도록 돕는 은혜의 도구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말씀을 통해 자기의 어떠함을 찾으려고 하거나, 자기의 뛰어남을 강화하려고 할 때가 많습니다. 말씀은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선악과가 되어 스스로 하나님이 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하고, 생명나무가 되어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는 겸손의 자리로 나아가게 하기도 합니다.

말씀을 대하며, 전하며, 살아갈 때마다 하나님 앞에서의 자신의 실체가 무엇인지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전하는 자도, 전함받는 자도 함께 은혜를 받게 됩니다. “하나님, 저는 개입니다. 자녀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라도 먹게 해주십시오.”라는 고백이 바로 그것입니다.

27여자가 이르되 주여 옳소이다마는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하니 28이에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 하시니 그 때로부터 그의 딸이 나으니라

마태복음 15장 27-28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