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폰트 크기
보통 16px

냉정

9명한 대로 하였다고 종에게 감사하겠느냐

누가복음 17장 9절

자신의 순종을 향하여 냉정하기가 힘듭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순종은 매우 드문 일이기에, 나의 순종에 내가 스스로 감동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주님 보시기에 순종이란 일상이어야 하며 특별한 일이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충성이란 주인께 드리는 종으로서의 마땅한 성실을 가지고 생색을 내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을 향한 왜곡된 인식들 때문에 우리의 충성을 가지고 주님을 좌지우지하려는 때가 많습니다. 애써 순종했으니 상 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순종의 기회 자체가 주님이 주신 상이라는 것을 직시하는 것이 우리에게 힘든 일이 되었습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란 ‘종이 되기를 원하는 자’입니다. 종노릇의 기회를 찾아다니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지어진 피조물의 갈망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엔 불쑥불쑥 나의 의로움을 주장하려는 지독한 뿌리가 있습니다.

이 뿌리는 마치 자녀를 향한 끝없는 엄마의 모성애처럼 따뜻하게 느껴지지만, 본질은 자기 집착, 자기 연민, 자기 중심의 뿌리입니다. 일생 순전함으로 의롭게만 살았던 욥에게도 자신의 의로움을 주장하려는 고질적인 뿌리가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자기 자신의 순종에 스스로 지나치게 감복하는 약점이 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사람의 마음이 더러워져 스스로를 칭찬하게 됩니다. 주님 앞에서 진짜 신앙생활이란 자기의 약한 것들이나 드러내는 것이지, 주님 앞에서 순종했던 일들은 주님께 받을 상으로 이것저것을 감춰두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자랑하는 것만큼 하나님과 멀어진 증거는 없을 것입니다. 자랑하고 있는 순간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교제는 은퇴하겠다는 발표와 같은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피조물로서 순종이 마땅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을 굳게 지키기를 원하십니다. 만일 우리가 어느 종의 주인이라 하더라도, 종이 종노릇을 마땅하게 여기며 항상 우리에게 충성과 순종으로 일관하는 것을 본다면, 우리도 주인으로서 종을 보살피는 것을 마땅하게 여길 것입니다. 주님도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 사랑을 즐겨 베풀기를 원하시는 분입니다. 그러나 피조물이 순종했다고 주님 앞에서 자긍한다면, 주님은 웃기지도 않아서 우리를 향해 코로 방귀를 뀌실 것입니다. 그런 종들이 어떤 자인지를 주님은 모르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5사람에게 이르기를 너는 네 자리에 서 있고 내게 가까이 하지 말라 나는 너보다 거룩함이라 하나니 이런 자들은 내 코의 연기요 종일 타는 불이로다

이사야 65장 5절

자신의 순종을 자부하는 자들은 모두 바리새인이요, 외식자요, 스스로 남과 구별하는 자요, 곧 남을 판단하는 자요, 자신이 죄로부터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잊은 자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