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그 집에 이르러서는 칼을 가지고 자기 첩의 시체를 거두어 그 마디를 찍어 열두 덩이에 나누고 그것을 이스라엘 사방에 두루 보내매
사사기 19장 29절
주제를 정해 놓고 읽는 태도는 종종 사람의 욕심을 자극하는 일입니다. 이는 자기본위적인 질문에 하나님을 가두려는 시도와 닮았습니다. 사사기는 이러한 신앙과 사고가 결국 여인을 토막 내는 참혹함으로 귀결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어떤 딜레마를 해결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자신의 질문을 중심으로 구절을 고르는 태도는 하나님을 자판기처럼 대하는 일과 다르지 않습니다.
주제 중심 읽기가 언제나 나쁜 것은 아니지만, 형식적인 종교생활로 굳어지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성경 읽기의 태도는 내 중심이 아니라 하나님 중심으로, 사람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만을 유일한 중재자로 두고 성령 안에서 성경과 예배를 마주하는 일입니다. 사도 요한은 이단 공동체와 교회 공동체의 구분점이 매우 미묘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둘 다 성경을 다룹니다. 그래서 형제들에게 그 미묘한 차이를 분별하라고 권면했습니다.
요한일서 2장 27절
그 미묘한 차이는 이단은 성경을 수단으로 사용하고, 교회는 성경과 인격적으로 교제한다는 점입니다. 요한은 성령을 말한 뒤 곧 사랑을 덧붙입니다. 이는 표지가 이적이 아니라 사랑임을 드러내기 위함입니다.
22거짓 그리스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이 일어나서 이적과 기사를 행하여 할 수만 있으면 택하신 자들을 미혹하려 하리라
마가복음 13장 22절
예수님은 거짓 선지자에게도 이적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적은 사람을 놀라게 하고, 때로는 점쟁이처럼 나를 아는 듯 정확히 찌르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그 배후에는 사랑의 의도가 없습니다. 사랑은 사람을 공동체 가운데 세우지만, 사단의 세력은 사람을 개인화합니다. 서로 사랑하는 반경 안에 있으면 서로 돌보고 보호하기에 쉽게 삼켜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단은 사랑으로 섬긴 것을 착취당한 것으로 느끼게 하고, 사랑의 교제를 세뇌로 여기게 만듭니다. 우리 안의 세상적이고 육신적인 지혜를 충혈시키며 세련된 사람으로 보이게 하되, 결국 어리석고 미련해 보일지라도 진실한 사랑의 반경에서 벗어나게 만듭니다.
사랑은 계산을 지우는 성질을 가집니다. 했던 것과 하고 있는 것, 앞으로 하게 될 것들을 계산의 반경 밖에 둡니다. 사랑에 젖어들수록 자아는 옅어집니다. 억지로 자기를 부인하려 하면 오히려 자아가 짙어지지만, 사랑하면 자연스럽게 자기를 잊게 됩니다. 사람은 결국 사랑 또는 미움 둘 중 하나에 거합니다. 그 사이의 세련된 중간지대는 없습니다.
35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36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37이에 의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음식을 대접하였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시게 하였나이까 38어느 때에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영접하였으며 헐벗으신 것을 보고 옷 입혔나이까
마태복음 25장 35-38절
성경을 내 질문의 자판기로 다루면 신앙은 토막나며, 성령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중재자로 삼아 하나님 중심으로 성경과 교제해야 하고, 참된 표지는 이적이 아니라 사랑이며 사랑은 공동체를 세우고 자아를 지우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