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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이거 아론?

너네 이거 아론?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기다림입니다. 사실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며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참 목이 곧고 말을 안 듣는 백성이다. 기다리지 못해 굳이 금송아지를 만드는구나.”
하지만 성경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우리도 이스라엘 백성과 똑같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들도 우리처럼 연약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때 이스라엘 백성들도, 모세가 하나님의 율례를 전했을 때 “준행하겠다”고 ‘한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마치 매 주일 “아멘”을 하는 우리처럼 말입니다.

3모세가 와서 여호와의 모든 말씀과 그의 모든 율례를 백성에게 전하매 그들이 한 소리로 응답하여 이르되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우리가 준행하리이다

출애굽기 24장 3절

하나님의 영광을 보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충만했기 때문에 그들은 기꺼이 그 말씀을 지키겠다고 고백했을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마음이 부글부글 끓어올라 “평생 사랑하겠다” 다짐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신앙생활을 오래 할수록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더 깊이 알게 하십니다. 신앙의 경륜이 쌓이면 강해질 줄만 알았는데, 실제로는 “내가 얼마나 더 죄인이었는가”를 더 뼈아프게 알게 되는 시간이 찾아옵니다.

아론이 금송아지를 만들어줄 때, 백성들은 아내와 자녀의 귀의 금고리를 빼어 아론에게 가져옵니다.

12슬기로운 자의 책망은 청종하는 귀에 금 고리와 정금 장식이니라

잠언 25장 12절

모세는 분명히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우리는 늘 하나님께서 아름답게 달아주신 금고리를 스스로 빼버리고 싶어지는 어리석음에 빠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이런 모습까지도 용서하시고 용납하시며 다시 기회를 주십니다. 그 사랑이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정말 정신을 차리고 기도해야 합니다. 얼마나 많은 돌풍과 바람이 우리의 신앙을 흔들려고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가 우리의 의지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라고 주신 말씀이 아닙니다.
말씀을 들을 때 찔림을 느끼고 “이제는 말씀을 지켜야지!” 다짐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다짐이 어느새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수치를 피하려는 마음으로 바뀌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아론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다 순간에 큰 실수를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가 먼저 인정할 때, 즉 내 의지로는 지킬 수 없다고 고백할 때, 하나님께서 말씀을 지킬 힘을 넘치게 주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능력입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들으면 우리를 변화시키는 능력입니다.
우리의 지각과 의지로 무언가를 이뤄내려 하기보다, 우리를 위해 예수님을 보내신 이유를 생각해야 합니다.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바꾸신 사건, 무화과나무를 시들게 하신 사건을 기억하십시오.
그 물이나 나무가 “말씀 들었으니 내가 이렇게 해야지!”라고 판단해서 순종한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능력이기 때문에 피조물은 창조자 앞에 스스로 순종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아들들이며 피조물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존중하셔서 우리의 지각을 허용하시고, 대화를 들어주십니다.

우리의 자유로운 지각과 전체 삶이 하나님께 온전히 순종될 수 있도록, 말씀을 능력으로 받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과의 대화를 통해 각자 하나님의 기쁨을 위해 어떤 모습으로 다듬어져야 하는지 깨닫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