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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처방전

주님의 처방전

오늘 새벽에, 저는 제 손으로 제 뺨을 수차례 쳤습니다. 어디서 연명하다 왔는지, 모기 한 마리가 엥엥거렸습니다. 자려고 누웠기에 어두움 속에서 모기가 가까이서 엥엥거리기를 기다렸습니다. 엥~ 하는 소리가 가까이서 날 때마다 “이 때다!” 하고 제 뺨을 후려쳤습니다. 후려친 뒤에는 모기도 잡힌 듯 소리를 내지 않아서 몇 초간 기뻤으나 다시 엥엥거렸습니다. 그러기를 몇 번 반복했습니다.

참 미련하게, 그렇게 수차례 뺨을 더 치고서 제 손에 제가 얻어맞고 제가 화가 나서 일어나 불을 켰습니다. 불을 켜자마자 너무 뻔뻔하게 모기가 장롱문에 붙어 있었습니다. 모기는 죽었고, 얼얼한 뺨은 하얗게 잊어버린 채 감사함으로 잠자리에 다시 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생활 가운데에서도 아주 사소한 것이 귀찮아서 같은 짓을 반복하는 일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반복되는 습관이라든지, 같은 상황 속에서 잘못된 처신이라든지, 제게는 과제가 많은데도 집에 와서 발가락으로 컴퓨터를 켜는 잘못된 습관이 있습니다. 모기를 잡으려고 뺨을 때리기 전에 방 불부터 켰어야 했던 것처럼, 과제를 하려고 책가방부터 열었으면 좋았을 일들인데, 그렇게 발가락으로 먼저 컴퓨터를 키는 습관은 많은 과제를 밀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좋지 않은 습관들이 많습니다. 마치 한 번만 치웠으면 걸려 넘어지지 않을 돌뿌리를 뽑기가 귀찮다고 생각하여, 날마다 같은 자리에서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는 격입니다. 성경은 개가 토한 것을 도로 먹는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깨달아 알다시피, 그런 습관이나 버릇, 잘못은 우리의 힘으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컨디션이 좋거나 기분이 좋을 때에는 벗어나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하지만, 스스로 그것에서 벗어나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신앙생활 중 깨달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부르짖어야 변하는, 우리에게 답이 없기에 예수님께 구해야 하는 영적인 병들입니다.

날마다 꾸준히 약을 먹어야 그날의 증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질병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몸은 건강한 듯 보일지라도 삶 속에서 증상이 반복되는 영적인 질병들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님 없이는 우리 스스로 그 질병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예수님과 친밀하게 하시려고 우리에게 두신 연약함인 것입니다.

각자에게 있는 아주 사소한 흠이라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주 작은 것에도 고치는 방법은 오직 예수님이라는 믿음 안에 거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내가 경험했던 것이라고 스스로 해결하려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게 치료법이 있는 듯이 자기 자신을 신뢰하게 속삭이는 내 자신을 날마다 죽여야 예수님 안에서 살아갈 수 있음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날마다 우리에게 교만을 심어주려 엥엥거리는 마음의 모기로부터 자유하기 위해 예수님의 불빛을 환하게 켜야겠습니다.

18의인의 길은 돋는 햇살 같아서 크게 빛나 한낮의 광명에 이르거니와 19악인의 길은 어둠 같아서 그가 걸려 넘어져도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느니라

잠언 4장 18-19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