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 12장 9절
우리를 구원하신 아버지께서는, 우리가 다시는 그분으로부터 독립하지 않도록 각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의 ‘장애’를 남겨두십니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아무리 뜨겁게 간구해도 사라지지 않는, 자신만의 독특한 약점과 연약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떤 이에게는 분노, 미움, 어떤 이에게는 습관이나 중독 등 그 형태가 각기 다릅니다.
처음에는 이런 장애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자신은 주님께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에게 실망하여 눈물을 흘리는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슬며시 다가오시는 주님을 경험하게 됩니다.
주님이 우리의 삶 가운데 의도적으로 남겨두신 장애는, 우리가 스스로 만족스러운 존재가 되는 것이 구원의 목적이 아님을 알려줍니다. 구원은 내 눈에 내가 완전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눈에 내가 어떠하든지 사랑스럽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어떠하든지 주님께 사랑스럽다면, 내 마음대로 살아도 되겠네요?”
그러나 이것은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사람의 말입니다. 사람은 진짜 사랑을 받으면 ‘내 마음대로’가 사라지고, 자신을 사랑해준 그분의 마음대로 살고 싶어집니다. 그것이 사랑을 받은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입니다.
우리는 주님 앞에서 자신의 장애를 발견하고, 그 연약함 때문에 스스로에게 깊이 실망해본 만큼 주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제야 알게 됩니다.
내 가치는 내 시선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스럽게 보시는 주님의 시선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이런 사랑을 깊이 경험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연약함과 장애를 섣불리 비난하거나 실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사람이 자신처럼 스스로에게 실망하며 아파하진 않을까 애틋한 마음을 품게 됩니다.
우리는 이웃을 향해, 주님께 받은 그 사랑으로 조심스럽고도 애틋하게 대해야 합니다. 우리 자신에게서조차 실망스러웠던 많은 장애를 주님이 사랑으로 품으셨듯이, 먼저 사랑받은 우리가 이제 그 사랑을 전하도록 주님은 원하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