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의를 아는 자들아, 마음에 내 율법이 있는 백성들아, 너희는 내게 듣고 그들의 비방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의 비방에 놀라지 말라
이사야 51장 7절
이사야서 51장은, 하나님께서 유다 왕 아하스에게 “르신과 아람과 르말리야의 아들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던 이사야 7장의 장면을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그때처럼 하나님은 이제 백성들에게도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그러나 아무에게나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이 말씀은 “의를 아는 자, 마음에 율법이 있는 백성”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마음에 율법이 있다’는 말은, 오늘날의 표현으로 바꾸면 ‘하나님이 말씀을 통해 주신 믿음이 마음에 있다’는 뜻입니다. 단순히 말씀을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통해 주시는 믿음이 마음을 다스리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런 사람은 현실의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눈에 보이는 현상보다 하나님께 마음을 둡니다.
예수님께서 “보물 있는 곳에 네 마음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하나님을 자신의 보물로 여깁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일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믿음이야말로 실상이며, 눈앞의 현상은 실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사야 51장의 백성들은 그 믿음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그들의 기도를 보면 겉으로는 경건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현상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남아 있었습니다.
9여호와의 팔이여 깨소서 깨소서 능력을 베푸소서 옛날 옛시대에 깨신 것 같이 하소서 라합을 저미시고 용을 찌르신 이가 어찌 주가 아니시며 10바다를, 넓고 깊은 물을 말리시고 바다 깊은 곳에 길을 내어 구속 받은 자들을 건너게 하신 이가 어찌 주가 아니시니이까 11여호와께 구속 받은 자들이 돌아와 노래하며 시온으로 돌아오니 영원한 기쁨이 그들의 머리 위에 있고 즐거움과 기쁨을 얻으리니 슬픔과 탄식이 달아나리이다
이사야 51장 9-11절
이 기도는 얼핏 들으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주님, 지금의 곤란을 없애주셔야 우리가 찬양할 수 있습니다”라는 의미로 읽힙니다. ‘깨소서, 깨소서’라는 재촉의 말에서 보이듯, 이 기도는 하나님의 주권을 신뢰하기보다 현실의 고난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하는 마음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 기도에 대해 이렇게 응답하십니다.
12이르시되 너희를 위로하는 자는 나 곧 나이니라 너는 어떠한 자이기에 죽을 사람을 두려워하며 풀 같이 될 사람의 아들을 두려워하느냐
이사야 51장 12절
하나님은 그들의 정체성을 물으십니다. “너는 누구냐? 너는 어떤 자냐?” 만약 그들이 정말 ‘의를 알고, 마음에 율법이 있는 자’라면, 죽을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곤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동일하게 물으십니다.
“너는 어떤 자냐?”
믿음이 현실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하나님이 주신 율법이 마음에 새겨져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믿음은 상황을 바꾸는 힘이 아닙니다. 상황 속에서도 마음을 지킬 수 있는 힘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두려워하지 않기를 원하십니다. 두려움은 믿음이 아닌, 현상을 실상으로 착각하는 데서 옵니다. 그러나 믿음은 하나님을 실상으로 보는 눈을 열어줍니다.
7주여 이제 내가 무엇을 바라리요 나의 소망은 주께 있나이다
시편 39편 7절
하나님을 보물로 여기는 자, 그 마음에 율법이 있는 자는, 세상의 비방과 위협 속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위로 안에 있으며, 믿음의 실상 위에 굳게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