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에서 수동태의 믿음 이전에 능동의 믿음이 선행될 수는 없습니다. 신학적으로 문맥에 행위자가 특정되지 않았으나 하나님이 행위자로 암시될 때 이를 ‘신적 수동태’라고 합니다. 우리의 인생을 돌아보면 이 ‘신적 수동태’의 하나님만이 개입하신 일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복음을 듣게 하시는 일입니다.
17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
로마서 10장 17절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우리가 복음을 듣게 되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자들의 마음에 믿음이 나게 됩니다. 이 믿음은 하나님을 하나님답게 믿게 하려는 믿음이므로, 인간적인 맹신·미신·광신이나 이성적 철학의 신념과 같은 인위적 의지의 믿음과 구별됩니다.
하나님께로부터 주어진 믿음으로 새 생명을 얻은 사람에게는 하나님을 더 알아가고자 하는 갈망이 생깁니다. 주어진 믿음은 들었던 복음에서 기인하기에, 성도가 될 자에게 자신을 가증히 여기게 하고, 생명에 이르는 일에서 자신의 무능을 자각하게 하며, 자기 자신에 대한 집착에서 한층 벗어나게 합니다.
17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
로마서 1장 17절
그러나 한 번 들은 복음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교회 공동체 속에서 자녀들이 복음에 계속적으로 영향받게 하십니다. 이제 하나님 자녀가 된 우리에게 복음은 단회적인 천국행 표가 아니라, 날마다 먹는 영적 음식이요 음료이며, 서로 사랑하게 하는 아버지이시며, 어떤 난관에서도 우리를 버리지 않는 친구이시며, 우리의 마음을 마땅히 주장하시는 주님으로 여겨집니다.
19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20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
고린도전서 6장 19-20절
믿음은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듣게 하신 복음에서 나며, 성령 안에서 공동체 속에 연속적으로 자라나 우리를 자기 집착에서 해방하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으로 이끄는 것이며, 그러한 수동적 선물 위에서만 능동적 순종이 참되게 가능하다는 결론입니다.